Monterey일상#13. Graduation day Daily







빠바밤! 대망의 졸업식 날이 밝았습니다. 
아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려 온 졸업이라니, 너무 신나서 잠도 제대로 못잤다. 
그리고 나는 졸업식 다음날 방을 뺄 예정이었기 때문에 마지막 수업의 패스가 떨어지자마자 
열심히 짐부터 싸기 시작했다. 물론 중간중간 사방에서 터지는 파티에 들리기도 했다. 
인사는 해야지요 ㅎㅎ. 

졸업가운이랑 캡은 하루 쓰고 쓸데가 없다. 
박사학위는 다른 사람들 졸업식에도 입고 가니 물논 다르지만. 
우리 과 오피스에 빌릴 수 있는 가운이 몇개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리스트가 오픈하자마자 아침에 가서 일등으로 이름을 썼다. 
유후! 뭐 이쁜 것도 아닌데 가격도 비싸서 굳이 살 맘이 없었는데 잘됐다. 

아침에는 내가 1학기때 테이블 셋업하러 갔던 졸업생/가족들 + 교수님들이 모여서
축하도 하고 간단한 스낵도 먹는 우리과 graduation ceremony/meeting 같은게 있어서 갔다. 
우리 가족들은 전날 밤에 늦게 몬트레이에 도착 했기때문에
굳이 무리하지말고 그냥 졸업식에서 보기로 했다. 

교수님들이 축하한다고 짧은 스피치도 해주시고 
가족들이랑 얼마나 이 학생이 열심히했는지 이런 얘기도 해주시고 
나는 혼자였는데 친구 켄달 가족이 껴주셨다. 우리랑 같이 있자~
그리고 본인들 가운을 바로 입고 졸업식 장소로 다같이 걸어갔다. 



(펑)


켄달이랑 둘이서 깨방정

우리는 졸업할 준비가 돼있다를 표현하는 포즈였다. 
졸업식 모자는 진짜 어떻게 쓰던 존못인데
몬트레이에 있으면서 미용실을 한번도 안갔더니 머리가 감당이 안됐다. 
진짜 지금 와서 생각하면 졸업식 전에 미용실을 갔어야 했다 엉엉엉





(펑)



혼자서 오두방정
평소 이미지라면 저런거 절대로 안할텐데
졸업식 날이다보니 너무 신나서 컨트롤이 안됐다.

졸업식은 몬트레이에 있는 호텔 연회장에서 했기때문에 
단체로 호텔쪽으로 걸어갔다. 
우리는 뒤쪽에서 학교 관계자들이랑 만나서 레갈리아도 받고 
제대로 쓰는 법도 배우고 이름표 챙겨서 줄을 섰다. 











석사니까 팔에 저렇게 sleeve가 하나 더 있고 후드도 있다. 
다들 가운을 입으면서 이 밑에 달린 소매의 용도는 무엇일까 궁금해했다.

졸업 가운에는 주렁주렁 많이 걸수록 폼이 난다. 고등학교때는 돈주고 사기도 한다.
내가 입학하자마자 목표로 정했던 것은 4.0 GPA였다.
그 이유는 4.0만 Latin honor를 주는 이 더럽고 치사한 학교 시스템 때문 이었는데
대학에서는 3.8~4.0까지 등급별 honor를 주는 반면 여기는 만점자만 주더라.
즉 honor를 받으면 금줄 같이 생긴걸 졸업식때 걸수있는데 나는 그걸 원했다. 

이 목표는 1학기때 아주 거하게 말아먹은 그룹프로젝트때문에 와장창 깨졌다.
1등이 아니면 인정도 안해주는 더러운 세상.
그치만 그렇다고 막 다닐수도 없는데 모든 수업의 커트라인이 B-였다. B 아니면 재수강.
어짜피 평소에 A를 못받으면 슬퍼지는 병에 걸려있는 나는 A를 위해 배움을 위해 열심히 했고 
결국 4.0은 아니지만 3.9로 졸업장을 받앗다. 
괜찮아 노력이 더 중요한거지 라는 클리셰를 스스로한테 말하고 있는데
내가 싫어하는 애가 목에 금줄 걸고 나와서 잠시동안 매우 슬펐다. 

 졸업캡을 어떻게 해야하나 하다가 머리삔을 한 10개정도 꼽아서 완전 뒤쪽으로 썼다. 
정수리에 눌러쓰면 못볼꼴이 나와서 어쩔 수 없니 내 두피를 희생했다. 
몇시간만 버텨줘 두피야. 

그나저나 우리학교 색깔이 파란색 초록색 하얀색이었구나. 이날 처음 알았다. 




(펑)


자자 다들 줄서서 우리 순서를 기다립니다! 
핸드폰들은 다 챙겨와서 비디오에 셀카에 난리도 아니었다. 

한참을 기다리는데 들어갈 기미가 안보였다. 
몇몇 친구들이 화장실을 빌려 쓰고 있던 식당/바에 가서 술을 한잔씩 먹자고 했다. 
갖고 온건 들뜬 마음이랑 핸드폰 밖에 없는 애들이 돈없는디..하다가 
카드를 챙겨왔다는 애를 앞장세워서 바로 들어갔다. 

샷에 마가리타에 한명은 정신없어서 아무것도 못먹었다고 수프까지 주문했다. 
나도 같이 마시려고 옆에 있었는데 아이디 좀 보잔다.






...?


아니, 뭐, 여태까지 그냥 주다가 왜 나만 아이디를 달래. 
$1도 안들고 나왔는데 아이디를 챙겨왔을리가 없지. 
대학원 졸업하는데요 21살 넘었는데요 하고 구구절절 말해봤지만..

혼자 벙쪄서 노답이네 이러고 있는데 친구들 술이 줄줄 나왔다. 개부러워.  
심지어 수프도 진짜 맛있어 보였다.

근데 갑자기 동기 한명이 뛰어들어왔다
-여~ 너도 같이 마시자
- 시작했어!! 너네 빨리 나오래!! 
- 꺏!













무슨 파이프 같은걸 연주하기 시작하더니 국기를 든 학생들이 먼저 줄줄 들어가고
그 뒤를 따라서 과별로 들어갔다. 우리는 T라서 끝에서 2번째였음. 

졸업식은 미국 대학교들의 졸업식과 다를거 1도없는 졸업식이었다. 
전에 코난이 하버드랑 다트머트에 가서 넘나 재치있는 commencement speech를 한걸 보고
우리 졸업식에도 저런 사람이 와줬으면 했는데
같은 사립이어도 아이비리그 급이 되어야 코난정도 되는 사람이 오는구나를 느꼇다. 
박사학위 공부할거면 무조건 아이비를 노린다. 

졸업식이 끝나고 일부러 몬트레이까지 와준 가족들이랑 만낫다. 
바쁜 걸 알아서 굳이 안와도 된다고 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꼭 가야지라고 해준 가족들한테 너무 고마웠다. 
평소에 감정을 좀 죽이고 사는 편이라 그런가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1년반동안 혼자 떨어져잇으면서 나름 힘들었었는지 졸업식 끝나고 보는 순간 좀 뭉클했다. 
다들 자기 가족들이랑 모여서 있는데 나혼자 뻘쭘히 있었으면 정말 쓸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정말 끝났다는 허무함과 성취감, 혼자 아둥바둥 버티고 있던 곳에 내 편이 와줬다는 고마움과 미안함
다시 SoCal로 돌아가는 구나 라는 막연함과 내일 이삿짐을 날라야하는데 라는 현실걱정
모든게 뒤섞인 오후였다. 





 (펑)



조셉은 캡이 마음에 들었는지 한참을 쓰고 다녔다. 
모자가 못생긴줄 알았는데 머리가 작은애가 쓰니까 괜찮아... 
내가 대두라 안어울리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졸업식이 끝난 이후에는 학교 뜰에서 리셉션이 있었다. 
Free food & free drink..
를 노리고 1,2학기 때 열심히 갔던 이 리셉션에 졸업 가운을 입고 가다니. 후.. 
리셉션에는 졸업식에는 오지못한 친구들도 와서 다들 축하해주고 사진도 찍고 즐거웠다. 







터너교수님! 
가운이 불편하셨는지 금방 벗으셨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교수님 중 한분이셧다. 지금은 은퇴하셨다 ㅜㅜ. 
이 교수님 수업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학생론이 아깝지 않는 제대로 된 수업이었다. 










문법의 신 교수님.
졸업생들보다 더 화려한 가운을 갖고 계셧다.
저 가운은 USC 가운인데 그 학교 색이 레드,골드 이다보니 눈에 확 뛰었다.
거기다가 재질이 벨벳이야..
 
카운셀러가 망쳐준 스케쥴에서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이 교수님 수업을 들을 수 잇었다는 것!
내 동기들은 계속 빗나가서 다른 교수님 수업으로 들었다. 후후. 
Last name 스펠링이 꽤 어려워서 뭐 제출할때마다 스펠링 제대로 쓴건지 확인했다. 

리셉션이 끝나고 나는 집으로 돌아가 남은 짐을 챙기기 시작했고, 
가족들이 저녁에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자고 해서 나왔다. 
가난한 대학원생이 이 동네 근사한 레스토랑이 뭐가 있는지 알리가 없으니
yelp에 의존해서 그냥 괜찮아 보이는 곳 한군데를 골라서 왔다. 










레스토랑 앞에 통통배가 장식으로 있었다. 









예약을 하고 왔는데도 좀 기다려야 했다. 









waiting area를 잘 꾸며놔서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펑)



셋이서 셀카를 찍으면서 놀았다. 

밥먹자! 
레스토랑은 꽉꽉 차있었다. 
테이블이 꽤 다닥다닥 있어서 좀 좁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걸 싫어하는 사람은 다른곳에 가는게 나을지도. 

로컬 와인을 한병 시키고 스테이크에 랍스터테일까지 추가해줬다. 
내 한달 식비를 한접시에 먹는 느낌이군. 









랍스터테일이랑 Filet mignon 
옆에 있는건 bone marrow를 구운 거라고 했다. 
도가니, 스지 이런거 좋아해서 매우 좋았음. 








무슨 생선 요리였는데 그냥 그랬다. 

애들은 kids menu를 시켰고 파스타도 시키고 샐러드도 하나 큰거 시켜서 나눠먹었는데 
overall 가격대비 음식은 그냥 그랬다. 
분명 이 정도 가격에 훨씬 더 잘하는 식당이 있을 것이다. 
Monterey에 간다면 굳이 이집은 안가도 될거같아요. 
서비스는 괜찮지만 요리는 특별한거 없다. 

그치만 졸업을 축하해주려고 여기까지 와주고 
맛있는 거를 사주신다고 일부러 찾아서 대리고 온것도 다 너무너무 고마웟기때문에
하나도 안남기고 열심히 먹었다. 와인도 다 마셨다! 와인은 맛있었숨니다. 

저녁을 먹고 가족들은 호텔로 돌아가고 나는 방으로 가서 마지막 체크를 했다. 
두고 가는거 없겠지. 두고 가도 가질러 안와야지. 
마지막날인데 집주인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기분나쁜 노트를 남겨놔서 
뭐 내일 눈뜨자마자 나가야겠다 하고 미리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나중에 집주인이 메일을 보내서 그 노트는 옆방 여자애한테 쓴건데 
어쩌다보니 나까지 읽게된거라고 설명해주기는 했지만 그 당시에는 마음이 많이 상했었다.
그냥 하루만 더 기다렸다가 옆방애한테 주면 안됐던걸까. 휴. 마무리를 좋게 잘 끝내고 싶었는데.

마지막 체크를 끝내고 가장 친했던 친구들 몇명이랑 바에 가기로 했다. 
지금 헤어지면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될 지 모른다니,
1년반을 매일같이 보고 이런저런 얘기 다하면서 지내던 생활이
한순간에 사라질거라고 하니까 뭔가 시원섭섭한 감정이 들었다. 
이 학교에 와서 정말 좋은 친구들을 얻었는데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그렇게 새벽까지 와인과 이야기로 밤을 보내다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 눈뜨자마자 준비해서 나머지 짐을 옮기고
가족들이 있는 호텔로 가서 아침을 먹고 점심이 되기 전 그렇게 몬트레이를 떠났다.









덧글

  • 알렉세이 2017/10/31 12:38 #

    졸업 축하드립니다~ 고생많으셨어요
  • 요엘 2017/11/02 04:07 #

    감사합니다~~
  • 2017/11/03 21:4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11/05 04:0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zita 2017/11/07 03:11 #

    졸업축하드려요 :)
  • 요엘 2017/11/07 15:33 #

    감사합니다!! :D 좋은하루되세용!
  • 2018/03/01 03:07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요엘 2018/03/07 23:00 #

    안녕하세요 제가 갑자기 이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답을 못드렷어요. 넓은 캘리에서 몬트레이로 가셨군요! 사실 그 동네는 막 엄청난 맛집은 없어요 흑흑. 그치만 홀푸드마켓의 베이커리 퀄리티가 굉장히 높더라구요. 제가 케잌을 그닥 안좋아하는데 거기꺼는 다 맛있어요 그중에서도 치즈케잌!

    제가 할만한 일이 뭐가잇나 생각해보고 다시 답글 드릴게요!

  • 위 덧글 쓴 사람 2018/03/21 12:49 # 삭제

    감사합니다~~이사 후 정신없으실텐데도 답글 주셨네요
    비공개로 3월1일에 덧글을 달았더니 저도 못보겠네요 ^^
    안그래도 얼마전에 홀푸드마켓 케익 사다 먹었는데 극히 공감합니다. 꼬맹이 생일이어서 치즈+초코렛 있는 케익을 사먹었네요. 생일케익은 맛있었는데, 초 값이 너무 비쌌네요 ㅎㅎ 꼬맹이가 여기는 초랑 폭죽 공짜로 안주냐며 아쉬워 했습니다
    뒤에 답글도 기다려보겠습니다~ 여유가 생기시면 부탁드려요
  • 요엘 2018/03/22 12:32 #

    저도 치즈+초코렛 제일 좋아했는데!ㅎㅎ 치즈맛도 강하고 초코도 꾸덕꾸덕해서 맛있더라구요. 몬트레이에서 있을때 동기들이랑 1833라는 바/식당에 가곤햇는데 칵테일이랑 간단한 음식이 정말 맛있고 분위기도 좋아요. 애들은 못가겠지만 어른들끼리는 가기 좋은 곳입니다. Happy hour때는 주로 peter b 아니면 cibo에 자주갔는데 둘다 그냥 무난하니 괜찮아요! peter b는 날마다 세일하는 메뉴가 있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햄버거를 좋아하시면 island burger도 괜찮아요.

    만약 운전을 하시면 아무래도 SoCal쪽에 내려갔다 오시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요. LA까지 한 6시간 정도 걸리는데 중간에 허스트캐슬도 있고 LA쪽을 구경하고 밑으로 내려가서 San Diego까지 가는것도 괜찮구요! 아무래도 밑에쪽으로 가시다보면 유니버셜이나 디즈니랜드, 시월드 등등 갈곳도 많고 헌팅턴 라이브러리, 그리피스 천문대 처럼 LaLa land에서 나왔던 유명한 곳들도 가기에 좋아요. 위쪽으로 가시면 샌프란시스코 여행이랑 아예 멀리가시려면 시애틀 로드트립도 좋을것같아요. 샌프란시스코는 한 3시간 정도면 갈수있어요. 더 생각나는 대로 답글 올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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