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여행17, #10 중정기념당, 박물관 Travel




동생이 돌아가는 날의 아침이 밝았다. 둘다 잠을 설쳐서 피곤이 덕지덕지 붙은 얼굴로 일어났다. 

-넌 좀 잤어? 
-아니 쟤네들은 왜 이렇게 시끄러워 잠도 안자나

방음이라는 컨셉이 존재하지 않는 호텔이었다. 잠 좀 자자 이것들아. 무거운 머리를 흔들면서 주섬주섬 일어났다. 
잠도 못잤는데 아침에 좀 타이트하게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빨리 준비해야 한다. 엄마 아빠랑은 8시에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처음에는 방으로 찾아갈까 했는데 밖에 나갔다 오면 그냥 식당에서 만나는게 나을것 같았다. 
그 전에 중정기념당을 보고 와야하기 때문에 급하게 씻고 옷만 갈아입고 호텔을 나섰다. 
화장할 시간 따위 없다. 모자를 쓰자!

- 몇마일 안되네, 걸어서 한 15분 정도면 갈거같으니까 파워워킹으로 빨리 걷고 오자. 
-좋아 아침 먹기 전에 운동도 하고 좋네

30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우리가 중간에 공원을 뚫고 가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치만 가는 길이 다 큰 차도인데다가 이날은 평일 출근시간이라 길에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중정기념당이 있는 쪽은 정부 건물이나 회사들이 많은지 출근하는 사람들이 진짜 많았다. 
저 사람들이 보는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도중에 돌아가야하나 잠깐 고민 했다. 그치만 반을 넘어왔기 때문에 이제는 돌아 갈 수도 없어. 
직진이 답이다. 더 빨리 걷는다!! 정말 열심히 걸어서 도착했다. 
 이미 우리가 예상했던 시간을 훌쩍 넘었기때문에 최대한 빨리 돌아보면서 사진을 찍어댔다. 
이곳에 대해 배우고 구경하러 온건지 아니면 그냥 사진만 찍으러 온건지.. 










중정기념당의 포인트라면 저 건물 위를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건데 시간이 정말 없었다. 
올라가느냐 마느냐로 잠시 고민을 했는데 시간도 없고 아침도 안먹어서 올라갈 힘도 없었기때문에 그냥 밑에서 사진만 찍었다.
아쉽기는 한데 뭐 그렇게 기억에 남는것도 아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대만여행 중 임가화원? 이라는데도 가보고 싶었는데 딱 공사중이었다. 이거는 조금 아쉽다.









콘서트 홀이었나?

 







최대한 빨리 걸어서 정중앙까지 왔다. 
꽤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다들 여행 오셨나?  
우리도 지나가는 분들한테 사진을 부탁했는데 슬프게도 멀쩡하게 나온 사진이 없었다.
여행갔을 때 모르는 분한테 사진 부탁하고 나중에 확인햇을 때 걱정반 기대반
가끔 정말 잘찍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또 가끔 완전 꽝이면 정말 슬프다.
하.. 이걸 어떻게 이렇게 찍었지??? 또 누구한테 물어봐야되지?? 내가 이렇게 못생겼구나 등등
사진 한장에 온갖 생각들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간다. 

동생은 사진을 잘 찍어서 이번 동남아 여행은 걱정이 없었다 므핳핳!
근데 동생은 내 사진 스킬에 짜증을 냈다. 











인증샷을 찍어야해! 라는 생각으로 셀카대신 비디오로 찍어왔다. 스크린샷하면 여러개 나오니까 핳핳
아침에 나오는데 내 얼굴이 너무 초췌해서 동생 모자를 안 쓸수가 없었다. 마스크가 있었다면 그것도 했을텐데 아쉽군.
핑크모자가 마음에 들어서 동생한테 달라고 했으나 절대 안된다면서 바로 갖고 갔다.
알겠으니까 돌아 갈 때만이라도 좀 쓰고 갑시다.  

중정기념당에 보바밀크티의 원조라는 춘수당 지점이 있다고 해서 구글맵을 키고 찾아갔다. 
오리지날이라니.. 1일2밀크티 원정대 출동. 
비슷비슷해보이는 건물을 뒤져서 갔는데 뭔가 쎄한 느낌이 들었다. 

- 가게가 까맣네!
-불을 안켰잖아!

망할 망. 너무 이른 아침이라 가게가 안열었다.
아 왜 오기전에 미리 찾아보지 않았을까. 이이익.. 









아 왜 오기전에 미리 찾아보지 않았을까. 이이익.. 
생각좀 하고 왔으면 좋았을걸. 나라마다 가게들의 영업시간이 다르다는건 이미 알고 있었다. 
한국은 새벽까지 여는 가게들이 많지만 캘리포니아만 해도 클럽이고 뭐고 새벽2시가 클로징 타임이다.
(불법으로 2시 이후에 셔터내리고 하는 곳들도 있다)
근데 왜 까먹고 있었을까. 그냥 당연히 열었기를 바라고 있었던 걸까. 흑흑.
수많은 밀크티 가게를 갔었는데 막상 원조를 못먹어보다니. 
아직 오픈을 안한 가게 앞에 서서 이래저래 찾아보다 공항에도 지점이 있다는 걸 알고 빨리 움직였다. 
(이러고는 결국 까먹고 못사먹었다 후..)
아무래도 늦을 것 같아 엄마아빠한테 먼저 올라가서 먹고 있으면 가겠다고 문자를 보내고 파워워킹으로 걸었다. 
어제 먹은 부페 칼로리를 다 빼는 기분이군.













돌아가는 길은 왔을 때랑 다른 길로 가봤다.
시내구경도 하고 현지 아침 식사를 먹게 해주고 싶었다. 
그동안은 전부 호텔 조식만 먹었기 때문에 뭔가 좀 authentic한 음식을 체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물론 위생이나 맛이 개런티가 안된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그것도 여행의 한 부분이니까.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사람들이 많아보이는 식당을 찾아 두리번 거리면서 열심히 걸었다. 

아침 메뉴는 내가 중국에 있을때 자주 먹었던 딴삥으로 골랐다.
딴삥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좋았기때문에 동생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었다.  가능하면 요우티아오랑 다른것들도!
그러다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하고 빨리 길을 건넜다. 










가게에서 샌드위치랑 다른 음식도 많이 팔고 있었다. 
사람들이 꽤 사가는걸 보니 그냥 동네에서 아침먹기 좋은 집인가보다. 

알바생처럼 보이는 남자애한테 딴삥이랑 차가운 밀크티를 투고로 주문했다. 
옆에 있던 동생이 갑자기 "언니 중국어 잘하네? 나는 뭐라는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란다. 
아니 내가 지금 몇일동안 중국어로 했는데 가기 직전 음식 주문 하는걸 보고 중국어 실력을 판단해주다니. 고맙구나. 

나는 그냥 계란 들어간 보통 딴삥을 주문했는데 여기는 반죽이 초록색이었다. 
시금치일까나. 호텔로 갖고와서 우선 호텔 조식을 냐금냐금 먹고 딴삥도 먹었다. 
동생은 처음 먹는건데 나름 입에 잘 맞았는지 괜찮게 먹었다. 밥도 다 먹었으니 방으로 돌아가서 이제 정말 갈 준비를 할 시간. 
어제 산 물건들도 챙기고 놓고 가는 짐은 없는지 확인하고 가방을 빵빵하게 싸서는 나왔다. 
타이페이 메인역에 공항버스를 타는 곳이 있기 때문에 호텔에서 짐을 챙겨 걸어갔다. 

아쉬운 인사를 하고 설마 공항에서 문제가 생기지는 않겠지 ^^..라는 작은 걱정을 하면서 우리는 호텔로 돌아왔다. 
우리는 아직 하루가 남았는데 뭘 하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아빠가 국립고궁박물관에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중국에서 도망나오면서 부피가 작고 비싼 보물들은 다 들고 와서 여기 박물관에 있다고 한다. 
중국 관광객들도 자기들 보물보러 가는 곳이라니 우리도 가봐야지.












박물관으로 가는 차편을 알아보고 가기전에 호텔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아빠는 계속 아무거나 상관없다고 하고 엄마는 입맛이 정말 까다롭다. 
제일 힘든 유형 둘을 붙여놨더니 식당을 정하는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근처에 있는 식당을 다 돌아다니면서 여기는 어때, 저기는 어때, 하다가 막판에는 엄마가 "난 별로 안먹고 싶으니까 아무대나 가"
라고 한 말을 들으면서 폭발했다. 아 그럴거면 그냥 처음에 갔던데서 먹으면 되는데 왜 여태까지 계속 반대만 한거야!! 

결국 한번 지나쳤던 국수집으로 돌아왔다. "사람이 바글바글하니까 로컬 맛집일꺼야" 라는 검증되지 않는 말을 하면서 앉았다. 
자리가 없어서 기다려야되나 했는데 주인처럼 보이는 아저씨가 테이블에 혼자 계시던 분이랑 합석을 시키셔서 바로 앉았다.
그 분이 싫어하실까 걱정했는데 자주 있는 일인지 아무 관심도 주지 않으셨다. 










엄마는 계속 입맛이 없어서 안먹는다고 해서 그냥 2개만 시켰다. 
우육면은 아빠랑 나랑 둘다 좋아하기때문에 하나 시키고 다른 메뉴는 그냥 깔끔한 야채 국수라길래 시켰다. 

이집 국수 맛있다! 국물도 괜찮고 면도 은근 탱탱하다. 면 크기가 두껍고 들쭉날쭉한게 수타면인거 같기도 한데
그걸 물어볼 정도의 중국어 실력은 안되니 그냥 먹었다. 생각보다 저 야채국수가 깔끔하니 맛있었다.
안먹는다더니 엄마도 한입먹고는 열심히 드셔서 결국 부족했다 (..) 이럴거면 그냥 시키라고해! 

부족한 배는 나중에 간식으로 채우기로 하고 버스를 탄뒤 박물관으로 갔다. 버스타고 시내를 돌고 돌아 도착했다. 
시내에서 박물관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데 우리 셋은 현지 버스를 타고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택시를 타면 빠른길로 휙휙 지나가서 잘 못보는 것도 동네 버스를 타면 잘 볼 수있다. 
가격도 싸고 잘 모르겠다 싶으면 그냥 한바퀴 돌아서 내가 탄 곳에서 내릴 수 도 있고 지하철은 밖이 안보이니까 뭔가 아쉽다. 
그래서 그런가 나는 다른 나라를 가면 최대한 버스를 이용해보려고 한다. 











여기 박물관은 하도 커서 다 보려면 몇일이 필요하다는데 
우리는 그런 시간적 여유는 없으니까 제일 유명한거만 콕콕 찝어서 보려고 지도를 받았다. 
비싼 보물들 여기 다 있다더니 크긴 정말 크더라. 









계단을 올라가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티켓을 살 수 있다. 계단도 많네 ^^..
티켓은 그렇게 싼 가격은 아니었는데 뭐 언제 또 와보겠냐면서 사서 들어갔다. 
현금이 간당간당 했기때문에 티켓 카운터에 가자마자 카드가 되는지부터 물어봤다.
미리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는 했지만 언제 뭐가 바뀌었을지는 모르기때문에 다시 물어봤다.
카드가 되서 다행이었다. 잘못하면 한사람 못들어갈뻔.  








유명한 옥배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중국 관광객들도 엄청 많이 온다더니 정말 쓸고 다녔다. 
박스 주위에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저 배추에 심지어 벌레도 붙어있는데 벌레 다리의 가시? 까지 섬세하게 조각이 되어있었다. 
실제로 봤을때는 잘 안보였는데 나중에 팜플렛 설명을 읽어보면서 알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미리 좀 읽어볼껄하면서 뒤늦게 후회했다. 









무늬가 너무 이뻐서 찍어왔다. 
유명하든 안하든 그냥 저 꽃이랑 복숭아랑 색이 다 너무 맘에 들었다.

뭘 엄청 많이 봤는데 남은 사진은 이 두개 밖에 없다. 
근데 층별로 볼거리가 엄청 많고 안에는 카페랑 식당도 있다고 하니 여유가 있으면 하루종일 둘러보기 좋은 곳 같다.
엄마랑 아빠는 어제 피로가 덜 풀리셨는지 금방 피곤해하셔서 우리는 유명한거만 쌱 둘러보고 나왔다. 









오는길에 직원아줌마가 웃으면서 말을 거셨다. 

- 다시 오냐어쩌구어쩌구?  (중국어) < 제대로 이해못함

아 또 보러 오라는건가?

- 네네 (중국어)  또 보러 올게요!(한국어) 

라고 대답을 했더니 손에다가 도장을 찍어주셨다. 호에? 
또 들려달라는게 아니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건지를 물어보는 거셨나보다. 
예상하지 못한 도장을 득탬!해서 엄마랑 아빠를 뒤쫓아갔다. 

-엄마 이것봐 나 도장받아썽!
- 왜 난 안찍어주지? 
- 글쎄..







 


마지막으로 사진 한장 팡 찍고 내려왔다. 









교통편이 참 편한게 박물관 게이트 앞까지 버스가 온다. 한방에 타이페이 시내까지 간다.
정류장에서 우리가 탈 버스를 잠시 기다렸다가 타면서 중국말로 3명이요! 하고 돈을 드렸다. 
엄마아빠를 따라 들어가려는데 아저씨가 급하게 불러 세우시더니 저 표를 주셨다. 
 엥? 이게 뭐져? 하고 영어로 물어봤는데 그냥 들어가라고 손으로 휘휘~ 하셨다. 솔직히 엄청 당황했다.
이게 뭘까. 하차.. 표? 이걸 아저씨한테 드리면 되는건가?? 아까 올때는 이런거 없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없는데 우리만 받은 거 같기도 하고, 외국인 전용인가?
뭔지 모르고 그냥 들고있다가 내릴때 아저씨한테 다시 드렸다. 

아직도 저게 뭔지 모르겠다. 
 내일 아침 비행기라 호텔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기전에 미리 짐을 챙기기로 했다. 
이렇게 대만 여행기도 끝이 보이는구나! 야호! 


+

다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나요? :) 





덧글

  • 2017/12/27 16:4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12/28 12:3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알렉세이 2017/12/29 12:58 #

    흐아 저 옥배추가 유명한 건가 보군요
  • 요엘 2018/01/03 16:19 #

    어마어마한거라는데 저는 몰랐어요.. 잘 보고 올걸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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