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여행#1. Rough start Travel





동생과 둘이 떠난 동남아 여행. 
거의 한달정도 동남아의 나라들을 돌아다녔다. 







사이좋은 여동생이랑 같이 여행가면 얼마나 좋게요. 
취향이 100프로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서로에 대해 잘 알고 먹는거는 둘다 가리는게 없어서 같이 여행하기 좋다.
동생은 하와이에 있었고 나는 캘리포니아, 말이 미국이지 시차까지 있어서 여행준비를 하면서 카톡으로 얘기하고
엑셀을 만들어 이메일로 보내면서 준비를 해갔다. 주말에 날을 잡고 일정을 같이 정리하고 또 바뀌는게 있으면
급하게 카톡을 보내고 전화를 하면서 준비를 해갔다. 

- 동생아 너 예상 budget이 얼마니
- 없음
- ! 멋지다.




옵션을 고를때는 서로의 취향을 존중해야한다, 아니면 개판된다. 
* 여행하다보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칠때가 오기때문에 백프로 싸운다. 미리 일정에 넣고 가면 좋다.
(싸우고 얘기안하기, 잠시 무시하기, 등등)

우리도 여행 도중 한번 싸웠다.




갈곳이 정말 많지만 우리가 이번에 가보기로 결정한 나라는 총 5곳. 
베트남 (호치민), 라오스,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그리고 다시 베트남 (하노이)었다.

그냥 말로만 "동남아 백팩킹 하면 너무 멋있겠다"라고만 하다가 갑자기 흐름을 타서는
순식간에 비행기까지 다 예약하고 호스텔/호텔을 고르고 짧은 시간동안 먹을 음식들과 해야할 이벤트를 정리했다.
이게 정말 일어나는 건가 싶기도 했는데 또 시작하니 순식간에 촥촥 정리가 되어가는걸 보면서,
아 우리가 가긴 갈건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출발지가 다르기때문에 인천공항 (스탑오버)에서 만나 같이 베트남으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리턴티켓은 베트남에서 출발해 인천에서 스탑오버하고 LA/하와이로 들어간다.
시차때문에 내가 먼저 LA에서 출발하면 동생이랑 거의 같은시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때문에
우리끼리 펄펙트 플랜이라면서 좋아했다. 히히. 신난다.



D-day
정말 시작될 여행에 대한 기대인지 걱정때문인지 몰라도 밤새 잠을 잘 못잤다.
밤에 몇번이고 깨서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공항까지 가는데 셔틀을 타려고 예약을 해두었기때문에 시간에 맞춰 픽업장소로 가야했다.

Problem #1. 6시부터 아침 트래픽.

6시에는 그렇게 심하지 않을거라고 착각한 내 탓에 셔틀을 놓칠까봐 심장이 터질것 같았는데
그 와중에 셔틀기사한테서 전화가 왔다. 자기가 도착했는데 내가 없다고. 픽업 예약시간보다 15분이나 더 이른시간.
우선 픽업시간이 아니라고 했더니 그럼 자기는 시간 땡하면 떠나겠단다.
아 진짜. 울고 싶었다. 이렇게 시작부터 여행이 망하는건가 싶었다. 
그렇게 몇분이 늦은 시간 간신히 도착해서 미친듯이 차를 주차하고 셔틀을 탔다.








아저씨는 몇분 기다리시느라 기분이 안좋으셨는지 굉장히 틱틱대셨지만
어쨋든 늦은 내 잘못이 크기 때문에 버리고 안가서 고맙다고 아저씨한테 몇번이나 말했다.
아 다행이다. 이제 공항까지는 그냥 멍때리고 가면 되겠구나.
잠도 못자고 아침부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머리가 광광 울리고 아파오기 시작했는데 나말고 3명이 더 탔다.
그 중 한명은 나이가 많으신 할아버지셨는데 사람들이랑 얘기하시는 걸 좋아하시는지 가는 내내 계속 말을 거셨다.
평소같으면 즐겁게 얘기했겠지만 머리가 너무 아팠던 나는 그냥 제발 조용히 갔으면 했다.
코탁찌만한 셔틀 벤이라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지만. 

다행히 공항에는 시간내에 잘 도착했다. 짐을 챙기고 티켓팅을 하러 카운터에 갔다. 히히.
이제 티켓받고 비행기에서 12시간동안 miserable하게 앉아있다가 동생을 만나고 베트남으로 가면 되겠다. 
내 차례를 기다렸다 여권을 드렸다. 

- 비자 있으세요? 
- 아니요 가서 받으려구요. 공항에서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 pre-approval letter주세요
- ?? 없는데.. 
- 그럼 티켓팅 안되세요 







왓다퍽.. 


베트남은 비자는 공항에서 받을 수 있으나 미리 pre-approval letter가 필요했다.
(한국여권은 한번은 그냥 들어갈 수 있다는데 잘 모르겠으니 이 정보를 사용하지마세용)
왜 이걸 제대로 보지 않았을까? 심지어 하롱베이 투어까지 예약을 다 해놨는데.
걔네한테서 받았으면 그냥 무료로 받고 끝났을껄!! 아!! 이걸 어떻게 해야하지 ?

- 한국에서 몇시간 동안 스탑오버가 있는데 그때 받으면 안되나요
- 여기서 티켓팅이 안되기때문에 한국까지도 못가요. 지금 express로 받아보세요. 


Problem #2. 비자가 없어서 티켓팅 불가. 

이때쯤에는 진짜 머리가 너무 아파서 토하고 싶었다.
심지어 동생은 지금 호노룰루 공항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 
이걸 어떻게 처리하냐에 따라서 남은 한달의 여행이 결정된다.





이러다 못가는거아냐? 망했어 망했다고!!

급하게 구글링을 해서 외국인여행자들이 많이 쓰는 여행사 웹사이트를 찾았고
거기에서 express 서비스로 우리에게 맞는 비자를 신청했다.





그치만 시차때문에 티켓팅 시간에 맞춰서 편지가 오기는 불가능한 상황.


이럴때는 말빨로 넘어가야한다. 
비자 신청을 했다는 영수증 페이지를 갖고 다시 그 항공사 직원한테 가서 구구절절 설명을 했다. 

1. 지금 시차때문에 베트남에서 편지가 넘어 올 확률은 0.
2. 그대신 한국에서 스탑오버가 되면 얼추 시차가 맞으니 확인할 수 있다.
3. 티켓팅을 인천까지만 우선 해주고 거기서 편지 보여주고 나머지 티켓팅을 받겠다. 

다행히 나를 불쌍하게 봐주신 직원분께서 매니저한테 물어보셨고
티켓팅을 해주는 대신 환불이나 뭐가 안된다는 조건에 동의를 하고 내 여권 사진을 찍어갔다.
이러나저러나 손에 한국행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아 토할거 같아. 그치만 그럴 시간도 없다. 
빨리 동생한테 설명을 해줘야 얘도 티켓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얘는 왜 또 전화를 안받어. 
전화 받으라고!! 받어!!!!


 간신히 연락이 된 동생한테 상황을 설명했다. 너도 없어서 아마 직원들이 안된다고 할꺼다.
빨리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너도 영수증을 준비하고 내가 한대로 얘기를 해봐라.
나는 보딩시간이 다가와서 TSA를 통과하고 결국 내 자리에 앉아 동생의 답변을 기다렸다. 








" 티켓을 못주겠대" 까지 보내놓고 연락이 안되는 동생.
이러다 얘가 인천으로 못오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에 두통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아 진짜, 이 짧은 아침 사이에 한 5년은 늙은 느낌이었다. (지금도 쓰면서 갑자기 어깨랑 머리가 아파온다). 
내 상황까지 설명하면서 엘에이에서는 된다고 했다는데 왜 너네는 안되냐 라고 따지던 동생은
법적 동의서까지 작성하고 나서 간신히 인천행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언니 티켓 받았어"라는 연락을 받고 온몸에 긴장이 다 풀렸다.
긴장이 풀린건지 근육의 컨트롤을 잃어버린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의자에서 무너져내리는 느낌이었다. 

아. 제대로 준비를 안했더니 이렇게 돈낭비와 스트레스로 범벅이 되어 여행을 시작하는 구나.







내가 암걸리면 오늘때문이다. 누굴 탓할 수도 없고 다 내탓이라 더 짜증이 났다. 아이고 이 등신. 
이미 내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택시중이었고 나는 이제 진짜 비행기가 뜨니까 인천에서 보자는 카톡을 보내고 핸드폰을 껏다.
음료서비스가 시작되자마자 위스키를 달라고 했다. 최근에 이렇게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었나 싶었다. 

이제 남은건 길고 긴 비행을 버티는 일. 비행기가 뜬지 한시간 정도 지나서 갑자기 티비가 꺼졌다.
뭐지. 나 영화보고있었는데.
승무원께서 오셔서 다시 재부팅중이라고 하시더니 한 30분이 지나도 다시 켜지지 않았다.
우리 섹션의 티비가 아예 다 맛탱이가 가버려서 티비를 보고싶으면 자리를 옮겨 준다고 했다. 





..하다하다 이제는 별게 다 안되는구나.


아. 나는 너무 지쳤어. 티비고 나발이고 이제는 다 싫었다.  
그냥 앉아서 한국에 도착했을때 letter가 안왔으면 어떻게 해야하나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했다. 

베트남 스킵하고 라오스로 그냥 간다. 
베트남가서 기다린다.  (티켓팅 안해주면 못감)
인천공항에서 동생을 어떻게 만나야 하나. 
티켓을 받고 트랜스퍼하는데 보딩타임에 맞출 수 있으려나. 

그러고 있는데 밥이 나왔다. 밥..밥을 먹자. 







스테이크는 실패였다.







그래서 다음건 한식으로 골랐다.





차라리 잠이라도 잘 수 있으면 좋았으련만 나는 잠자리에 굉장히 예민하기때문에 비행기에서는 잠도 잘 못잔다. 
앉아있는 내내 티비도 안되고 음악을 듣던 핸드폰은 꺼졌고 시스템이 다운이라 충전도 안됐다 (시벌탱)
그렇게 고민에 고민만 하다가 일기를 정리하고 어느덧 인천에 내릴 시간이 다가왔다. 

Moment of truth. 우리 이메일에 이놈의 편지가 와있어야 한다. 
We learned the hard way라는 말처럼 저엉말 힘들게 배우고 있었다. 
이놈의 여행 좀 쉽게 가면 안되냐 흑흑.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와이파이부터 잡았다. 





..
신이시여!!!









이메일.. 







이메일!!







PLEASE!!!!












왔다!!!



꺄아!!!!!!!!!!!!!!!!!!!!!!! 됐다 됐어!!!!!!!!!!!!!!!





이제 동생을 찾아 인천공항안에 있는 카페에서 프린트하고 면세를 찾아야했다. 
아 도대체 면세는 왜 사놨을까. 이렇게 정신이 없을 줄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거다.
여행하면서 피부관리를 해야된다고 화장품이랑 팩을 샀는데 진짜 겁나 무거웠다.
과거의 나야, 왜 샀어!! 왜 이렇게 많이 샀냐고!!!!!

동생이랑 거기 무슨 뭐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이랬는데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한참을 헤매다 만났다. 멍청이들. 
간신히 베트남까지 티켓팅을 받고 그 다음부터는 smooth하게 넘어갔다.
보딩게이트 앞에 앉아서 부모님한테 잘 만났다고 연락을 드리고
둘다 퍼져서는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다면서 정신줄을 놔버렸다. 
베트남 호치민행 비행기에 앉아 동생이랑 일정 얘기를 하면서 동남아여행을 시작했다. 



아직 시작도 안한게 함정. 











덧글

  • 올시즌 2018/03/11 23:37 #

    와우 출발이 정말 스펙타클했네요!!! ㅎㄷㄷ
  • 요엘 2018/03/14 15:30 #

    원한적 없는 스펙타클함인데 그래도 다행히 비자가 나왔습니다 흑흑. 안나왔으면 진짜..
  • 2018/03/12 10:0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3/14 15:3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冬히 2018/03/12 23:17 #

    아하라하라라라라하라라허하
    ㅁ너무 웃겨서 양치하다 거품 흐를뻔했어요
    메일 기다리는 동물들에서 뿜!! 쪼꼬만 송꾸락들의 간절함이 아 귀여워 미치겠어요
    물론 어떤 지옥이었는지 매우 알겠습니더 ㅋ
    저도 괌에서 핸드폰 잃어버리고 연락 올때까지 저랬 ㅋㅋㅋ
  • 요엘 2018/03/14 15:31 #

    이렇게 즐거워해주시다니!! 저 손가락에 모든 간절함이 담겨있어요.

    저도 일본에서 핸드폰 잃어버리고 안내데스크에서 방송 나올때까지 진짜 (..) 잃어버렸다는걸 알아차린 순간 진짜 심장이 갈비뼈 사이로 빠지는 느낌이었어요. 찾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 cmml 2018/03/13 01:49 #

    하 읽으면서 제가 다 기빨렸네요ㅋㅋㅋㅋㅋㅋ 다음편도 기대됩니당
  • 요엘 2018/03/14 15:32 #

    같이 괴로움을 쉐어하고자.. 그치만 지금 돌아보니 추억이라고 하고 싶은데 아직도 스트레스 받네요!
    놀러와주셔서 감사해요 :) 다음편도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 알렉세이 2018/03/13 22:30 #

    읽기만 해도 흐어어어 두통이 막 밀려옵니다.;ㅅ;
  • 요엘 2018/03/14 15:32 #

    이것을 노리고 올렸습니다. 고통은 쉐어..
  • 2018/03/14 09:1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3/14 15:3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4/01 00:3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4/01 22:1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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