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여행#8. 루앙프라방 시내, 버스티켓. Travel





꽝시폭포에서 시내로 돌아왔다.
돌아올때도 한참을 아무것도 없는 시골동네를 쳐다보다가 멍때리는것도 지칠때쯤 도착했다. 
우리가 툭툭을 탔던 조마베이커리 앞에 다시 내려주셨다. 
호텔로 들어와서 다시 나가기 전에 잠시 쉬기로. 








물에 들어가서 수영을 한 동생은 바로 샤워를 하러 화장실에 들어갔고
발만 담구고 있던 나는 다시 침대에 퍼졌다. 아이고 피곤해. 

샤워하면서도 더러운 상태로 침대에 눕지말라고 하던 동생은 나오자마자 빨리 샤워하라고 재촉하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나도 어쩔 수 없이 샤워를 했다. 
아시아권을 경험한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따뜻한 물을 위해 히터를 켜야된다는 걸 잘 몰랐다. 
대만에 갔을 때는 호텔이라 따로 히터를 켤 필요 없이 콸콸 잘나왔기 때문에 그닥 관심이 없었다. 
라오스에서 처음 워터히터를 경험한 이후에는 잘 챙겨야하는데 어떤 나라는 히터 자체가 화장실 안에 있었고
또 다른 나라는 히터가 보이는 대신 전등 스위치 밑에 다른 스위치가 있엇다. 
나라마다 다르니 어떤 대서는 찬물로 샤워하다 마지막날 우연찮게 스위치를 눌러서 온수로 씻고 그랬다. 
지금 한국에 있으면서도 아침에 비몽사몽 화장실에 가서 물을 틀고는, 아 보일러. 하면서 다시 나왔다 들어가곤 한다.

너무 피곤한데 또 막상 씻으니까 기분은 좋더라.
워터히터가 아주 작은 사이즈인데다 동생이 샤워한뒤에 씻다보니
뜨거운물은 처음 한 30초 정도 나오다가 말았다.
날씨라도 더워서 다행이지..

씻고 나오니 동생은 벌써 나갈준비를 하고 침대에서 사진을 보고 있었다.
나가긴 해야되는데 너무 피곤해서 화장할  생각도 안들고.
준비를 핑계로 침대에 엎드렸다. 아 진짜 잠이 너무 부족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몸이 너무 지치다보면 아름다운것도 별로인거 같고 즐거운 일도 다 짜증나고.
그치만 방비엥으로 가는 버스편을 예약해야 하니 우선 여행사들이 몰려있는 길로 나갔다.
나가서 시내구경도 좀 하고 아까 샌드위치 하나로 나눠먹은 점심 보충도 하고. 





사바이디! 



흥정의 기본은 시세를 파악하기. 미리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아봤지만 그 사이 뭐가 바뀌었을 수도 있으니 
우선 호텔에서 가장 가까웠던 곳에 가서 금액을 받아봤다. 
베리 굳, 클린 버스라면서 한사람당 15만낍 정도를 불렀다.
방비엥 버스라고 하면 시간이랑 종류를 보여주고 금액을 준다. 
VIP, 리무진 등등 있는데 가장 싼 봉고차 종류는 하면 안된다고 봐서 VIP로 금액을 받았다. 








여행사 몇군대를 더 돌아다닌 끝에 그나마 가장 괜찮아 보였던 곳에서 내일 오후에 떠나는 편을 예약했다. 
한 5곳에서 가격을 받았는데 10만~17만 사이였다.
우리 둘다 방비엥을 엄청 기대했기 때문에 루앙프라방은 오늘, 내일 오후까지만 구경하고 넘어가기로 결정. 
한 사람당 100,000 Kip으로 이상한 봉고차 아니냐고 몇번을 물어보고 예약했다. 
영수증을 엄청 잘 챙겨야 된다고 블로그에서 봤기때문에 영수증을 받고 사진도 찍어놨다.








동생이랑 가장 괜찮아 보인다고 했던 이 버스 가게는 나중에 알고보니 사기꾼새끼였다. 
그게아니라 이 동네가 다 짜고치는 고스톱이지만.. 이때까지는 몰랐기 때문에 예약 잘한거 같다면서 좋아했다. 

우리의 미래를 모르고 신이 난 둘은 간식을 먹기로 했다. 
여행사 앞에 샌드위치랑 주스 파시는 분들이 엄청 많아서 아까 먹기도 했지만 한번 더 샌드위치를 먹기로 결정. 










수많은 가게들 중 동생한테 원하는 곳을 고르라고 했더니 선택장애가 왔는지 한참을 빙빙 돌다가 간신히 골랐다. 
샌드위치 하나랑 과일 스무디를 사서 먹었다. 

스무디 종류도 엄청 많아서 고르는데 좀 힘들었다.
과일 종류도 많아서 다 맛있을 거 같아. 후아후아.
동남아에서 얼음 먹으면 안된다던데 더워서 그런거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Mango + Passion fruit이 들어간 스무디. 








와 패션프룻 돌았다!!! 완전 상큼달달 크아.
베트남에서 먹었을 때 부터 내 최애 과일로 등극되었지만 스무디로 해먹어도 맛있네.
다른건 모르겠는데 이거 하나는 진짜 맛있었다. 

샌드위치는 음 'ㅅ'
아까 집보다는 맛있지만 이것도 머리에서 팡파레가 터지는 맛은 아니었다. 
후.. 이놈의 티비가 기대치를 너무 높혀놨다. 방비엥 샌드위치는 더 맛있기를. 







샌드위치랑 스무디를 먹으면서 잠시 시내를 돌아다녔다.
아직 오후 시간이엇는데 근처에서 야시장이 열리기때문에 사람들이 슬슬 준비 중이었다. 
아직 야시장은 오픈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딱히 막상 할 것도 없었다.
거기다 한낮이라 너무 뜨겁고 후덥했기 때문에 더 돌아다닐 맘도 없어졋다.








길 한가운데 서서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동생이랑 얘기를 했다.
동생은 sunset을 볼 수 있는 산에 올라가고 싶다고 했고 나는 너무 지쳐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sunset이 볼 수 있는 시간이 몇시냐고 했더니 5시반이란다. 
아직 4시도 안됐는데 저 산에 올라가서 한시간 반이나 있자는 거냐고 나는 싫다고 했다.
저 산에 올라가는데 시간이 어느정도 걸리는지도 모르고 가서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고. 
이래저래 가고 싶은 마음이 1도 없었다. 

아마 우리가 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는 식당에 앉아 숯불에 구운 돼지갈비와
생과일을 이용해 만든 칵테일을 홀짝 거리면서 이 이야기를 했더라면 그냥 즐겁게 웃으면서 얘기했을거다. 
그치만 3일동안 몇시간도 채 자지 못한 몸뚱이에 이글거리다 못해 찐덕 거리는 날씨, 
거기에 지칠대로 지친 마인드로 불협화음을 조정하는 행동은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 대화는 짜증이 됐다. 
서로의 작은 버릇 하나하나 알고 있는 자매 둘은 싸움상태로 접어들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한번 정도는 분명 싸우겠지 라고 예상은 했는데 시작한지 3일만에 싸울 줄은 몰랐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쉬고 잇을테니까 너 갔다 오렴, 이라고 하면 간단히 끝났을 일을
우리는 왜 그 길 한복판 햇빛 밑에서 녹아내리면서 서로한테 짜증을 내고 있었을까. 
그 정도로 머리가 안돌아갔던 건가 싶다. 
어찌됐건 둘다 제대로 삐져서 한마디도 안했다.

[자매가 냉전모드로 들어갑니다]

인상을 팍 쓰고는 둘이서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평소같으면 그래도 내가 언니니까 이성적으로 상황을 정리해보자, 라고 
스스로를 세뇌시켜서 상황을 넘어가려고 했을텐데 우리 둘다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따위는 1도 남아있지 않았다.

동생이 단단히 삐진 얼굴을 하고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데 얘가 어디로 가는지 감이 안잡혔다. 
사실 알고 있는데 그냥 걸어가는 모습이 마음에 안든 걸 수도. 

- 야 어디가는데
- 호텔로 돌아가자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야"라고 다른 사람을 부르는걸 좋아하지 않는데
꼭 이이렇게 심통이 나면 나도 모르게 저렇게 툭툭 거리면서 쓰고는 한다. 
동생은 어릴때부터 삐지거나 화가나면 "언니"라는 단어를 스킵하고는 한다. 주어를 없앰. 










원하지는 않겠지만 동생은 어쩔 수 없이 나랑 같이 호텔로 돌아갔고 나는 침대에 다시 쓰러졌다. 
둘다 짧은 시간 동안 입을 다물고 있으면서 머리를 정리했는지 아까보다는 조금 더 차분하게 
저녁에 뭘 하면 좋을까 다시 얘기했다. 
야시장도 가고 싶고 내일은 새벽에 탁발도 봐야하니까 할게 너무 많은데
이 쓰레기같은 체력은 더이상 나를 지탱해줄 수가 없단다. 
건전지가 다 떨어져가는 로보트가 힘들게 움직이는 느낌이 이런건가보다. 

- 우리 오늘, 내일 할게 많잖아. 
- 난 sunset 꼭 보고 싶어. 근데 언니가 싫으면 혼자 갔다가 야시장에서 만나. 
- 사람이 엄청 많은데 야시장에서 만나기가 쉽겠니. 핸드폰이 둘다 되는것도 아니고. 
- 난 가고 싶어. 야시장도 가고 내일 탁발도 보고. 
- 나는 원래 산에 올라가는 것도 안좋아하는데 한시간 동안 거기서 해가 떨어지길 기다리고 싶지 않다. 
- 그럼 나만 혼자 갈게.
- 근데 너가 가고 싶어하니까 같이 가는게 나을 거 같아. 조금만 쉬었다가 5시에 나가서 선셋보고 야시장을 가자.
- 콜. 

그리고 기절했다. 






덧글

  • 2018/04/23 07:3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4/24 18:0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4/23 10:1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4/24 18:1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올시즌 2018/04/23 20:35 #

    그래 콜 ㅋㅋㅋㅋ쿨한 결론 도출이군요
  • 요엘 2018/04/24 18:11 #

    아니에요 저때만 쿨햇어요.. 저희는 사실 쿨하지 못한 애들이라..
  • 알렉세이 2018/04/23 21:37 #

    아이고 완전 방전되셨군요
  • 요엘 2018/04/24 18:11 #

    네 정말 방전된다는게 이런 느낌이겟다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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