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여행#9. 루앙프라방 선셋, 야시장 Travel





언니, 언니 일어나. 나가야돼






라는 소리에 눈을 꿈뻑꿈뻑 뜨는데 진짜 너무 피곤했다. 
아 산이고 뭐고 해가 떨어지던 말던 그냥 계속 자고 싶다. 

내 표정을 본 동생이 마음을 읽었는지 그냥 혼자 갔다온다고 했는데 
그럴꺼면 여태까지 기다리게 한 내가 너무 미안하니까 꾸물럭거리면서 침대에서 일어났다. 
자 나가보자. 화장이고 나발이고 나는 그럴 여유도 에너지도 없으니까 그냥 나간다. 









핸드폰이랑 야시장가서 쓸 돈을 잘 챙기고 아까 지나쳤던 산에 올라가기 위해 걸어나갔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니 제대로 보이는 야시장 텐트들. 
우선 텐트들을 뒤로 하고 산입구를 향해 계단을 터벅터벅 올라갔다.








나는 이곳에 대해 제대로 찾아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계단을 한참 올라가 입구로 가니 입장료가 있다고 한다.
아놔.. 그것도 꽤 비싼 가격이라 솔직히 짜증이 났다.








지금 누가 여기에서 입장료를 받는거지.. 나라 정부니 시청직원이니 아니면 그냥 동네사람들이니.
전에는 그냥 올라갈 수 있다고 했었는데 사람이 몰리니까 입장료를 받나보다.
산중턱에 자리잡고 돈내고 올라가세요 라고 하면 네, 드리겠습니다 라고 줄 맘은 없다.
뭔가 사기 당하는 느낌이야 (..)
제대로 된 여행을 시작한지 거의 첫날 수준인데 이런거까지 돈을 쓰고 싶지 않았다. 

동생은 계속 올라가고 싶어했기때문에 그럼 너만 갔다오라고 했다.
여기까지 와서 안올라가기 너무 아쉬웠나보다.
그럼 나는 여기서 기다리고 동생보고 올라갔다오라고 했는데 그게 또 맘에 안들었는지
다시 툴툴거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자기도 안올라간다고 했다.

툴툴거릴거면 그냥 갔다와라..
이미 한차례 싸움이 지나갔는데 둘다 피곤해서 꽁한 마음이 다 풀리지는 않았기때문에
좀 조심조심 대해야했는데 둘다 틱틱대기 시작했다.








결국 동생도 안올라가고 그냥 입구쪽에서 지는 해를 봤다.
삐진 동생이랑 떨어져서 따로 보긴 했지만 (..)
동생이 말한대로 선셋은 정말 멋있었고 위에서 봤다면 더 멋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이걸로 만족했다.








입이 튀어나와 퉁퉁대는 동생을 울루루하면서 야시장으로 향했다. 
뭐 사고 싶어~ 이쁜 거 사자~ 맛있는거 먹자~ 라면서 최대한 둥기둥기를 했다. 
어쨋든 내가 원한대로 안 올라갔으니 내가 달래줘야지. 

다시 계단을 열심히 내려와 야시장으로 향했다. 
라오스하면 야시장을 많이 가는데 루앙프라방, 방비엥, 비엔티안 세곳의 야시장을 다 가본 결과 
여행객들한테는 루앙프라방이 제일 좋고 그냥 생활용품 사기에는 비엔티안이 좋았다. 
방비엥은 다른곳에 들린다면 패스해도 될듯. 








우리의 야시장 목표는 두가지였다.
1. 동남아풍 옷/악세사리 사기. 
2. 저녁먹기 

우선 쇼핑을 하고 그 다음에 밥을 먹기로 한뒤 열심히 돌기 시작했다. 
작은거 같으면서도 꽤 큰 야시장이었는데 이곳을 한 3바퀴 빙글빙글 돈 우리가 내린 결론은
물건은 다 같은대서 갖고오는건지 다 비슷비슷한데 가격은 주인들 맘대로였다. 
즉, 원하는 물건을 고르고 열심히 발품을 팔아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사면 된다. 
가끔 가격은 맞는데 원하는 옷 무늬나 색이 없는 경우가 잇는데
그럴때는 물건이 있는 언니한테 가서 최대치의 애교와 상냥함과 흥정스킬을 통해 가격을 맞추면 된다.

여기서 몇년 입을 퀄리티의 옷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이다. 
이런데 까지 와서 싸구려 옷이라고 투덜투덜대는 사람들은 뭔가 싶었다. 
우리는 (특히 나는) 짐을 엄청 조금 들고왓기때문에 남은 여행동안 입을 옷을 사야했고 
은근 이것저것 구경하고 흥정하는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중국시장에서 쇼핑할때보다 훨씬 즐거웠다. 사람들이 좀 덜 사납달까... 
여행전부터 동남아풍 옷을 찾아다던 우리는 결국 동남아에 있는 나라의 야시장에 와서
편하게 입을 랩치마와 어깨를 가리기 위한 스카프, 또 동생은 은제품을 사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녔다.









우리는 검정색, 빨간색 같은 무늬의 랩스커트를 질렀고 잠옷대용으로 코끼리가 그려진 반바지를 샀다.
긴바지도 샀는데 이거는 조금 실패였다. 프리사이즈라더니 허벅지가 꽉 껴서 나중에 엄마 드렸다.
롱원피스도 사고 싶어서 한참을 돌아다녔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찾지 못해서 이번에는 패스. 
아 아쉽다, 막 돈이 쓰고 싶은데 맘에 드는게 없으니 겁나 아쉬웠다. 
그치만 이제부터 갈 수많은 야시장에서 살 기회가 많을테니 다음에 지르기로 했다.

팁은 우선 한명만 살것처럼 한개 가격을 매우 깍은 뒤
그럼 2개살테니까 1.5의 가격으로 주세요 하고 흥정을 하는 것.  

한참을 구경하는데 가게 언니들이 한 아주머니한테서 국수를 사먹는게 보였다. 
왜 한국에도 있잖아요 상점들 상대로 배달하시는? 원월드다 원월드.
아주머니는 어깨에 음식을 지고 다니면서 장사하시는 언니들한테 팔고 있었는데 
동생이랑 슥 쳐다보고 먹을까? 하고는 방금 음식을 산 언니한테 맛있냐고 물어봤다.







-누들 굿?
-베리 굿! 
- 이모님 (한국어로 했다) 깁미 원 플리즈.

애교있게 이모님하면 다 알아듣고 오신다.







국수에다가 뭘 뿌려주는데 라오스 말로 뭐라고뭐라고 물어보셔서 그냥 에브리띵 이라고 했더니
뭐를 슉슉 섞어서 나뭇잎에 싸서 주셨다. 야시장 길 한복판에서 후룹후룹 먹는데 나름 맛있었다. 
약간 태국 팟타이 느낌인데 맛은 살짝 달랐다. 라오스버젼이라 그런가? 
뭐 딱히 들은건 없지만 1불주고 사먹으면서 자꾸 그런거 따지지 말자.

에피타이저로 국수를 조금 먹었더니 더 배가 고파져서 식당이 잔뜩 몰려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야호, 기다리고 기다렸던 라오스 먹방이구나. 







식당거리를 한바퀴 쓱 돌아 메뉴를 파악했다. 
국수랑 바베큐, 쏨땀! 음 쏨땀(파파야샐러드) 은 꼭 먹어야지. 
우선 바베큐를 시키기전 그 옆에 잇던 아주머니한테 가서 쏨땀을 시켰다. 
나는 처음으로 본 그린 파파야의 껍질을 슉슉깐다음 다른 야채들이랑 통에 넣고 휘적휘적 드레싱을 입혀 주시는데..



그린파파야


(쏨땀 만들기. 요렇게 생김. 구글에서 찾아옴)




파파야, 오이 등을 썰어넣는데 아줌마가 손으로 야채를 써는 엄청난 나이프 스킬을 선보이셨다. 
저모습은 마치.. 탑 쉐프들이 칼을 가는 그 모습!! 







딱 이모습이었다. 
(모바일로 보면 짤이 슉슉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하세요)

Knife sharpener 대신 오이를 잡고 칼을 슈규슈슈슈규슉 휘드리시면
애들이 촤라라라락 썰려서 통안으로 들어갔다. 
동생이랑 엄청난 디너쇼라면서 신기해서 계속 쳐다봤다. 
킬링포인트는 아줌마가 주문받느라 자기 손을 안쳐다봄!! 안보고 썰어 샤걋ㅁ걋먁샤걋ㄱ.!!
그 안에 땅콩이랑 토마토, 줄기콩등을 같이 넣어서 조물조물 무쳐 봉지에 주신걸 받아서 왔다.
생각도 못한 꿀잼. 








두번째는 바베큐. 
나는 돼지 등갈비 바베큐가 먹고 싶었는데 동생은 강에서 잡아온 생선이 먹고 싶었나보다. 







생선, 저 생선이 문제였다. 
일단은 우리 둘이 먹기에 사이즈가 너무 컸다. 저건 다 못먹고 남겨서 버릴 각. 
둘째로는 이 동네 강에서 잡아왔다는 저 생선이 과연 먹어도 안전한가에 대한 의문과
민물고기 비린내가 안날 수가 없다 라는 생각에 반대를 했는데 동생은 저 생선이 무조건 먹고 싶다고 했다.
가격이 싼것도 아니고 저걸 시키면 분명 얼마 먹지도 못하고 버릴텐데 
왜 굳이 저걸 시켜야 되냐고 동생한테 뭐라고 했더니 그게 또 서러웠나보다. 







내가 언니가 아니고 돈을 전부 들고 있는게 아니었으면 분명 쌈났을 얼굴로 툴툴댔다.
산도 못올라가게 하면서 먹는걸로 뭐라 한다고 하도 퉅툴거리길래
'그래 그럼 대신 너 혼자 남기지 말고 다 먹어'라고 잔소리를 했다. 
쟤가 저걸 다 먹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당연히 1도 없었다. 
그치만 그냥 경험삼아 음식을 시켜 남겨서 버린다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괜히 더 뭐라고 했다.

동생은 자기가 언제 또 여기 와서 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먹어볼 수 있겠냐면서
열변을 토했고 그래 너는 아마 한입 넣는 순간 후회하게 될거다,고 생각하면서 시켜줬다.
동생 입맛을 동생 본인만큼 잘 알기때문에 안시킨건데 끝까지 말을 안듣고 (깊은 한숨)
비린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해산물도 가리는 애는 결국 한두입 먹더니 더이상 먹지 않았다.








이자식아 내가 뭐라고 했어.
여행이 끝나고 다시 돌아보면서 아, 그때는 이랬으면 좋았을걸 하는 순간들이 있지만
 이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분명 다시 말릴거다. 글을 보고 있는 동생아 다음부터 이런경우는 말좀 들어라. 
(실제로 때리진 않았음다)
(제가 힘이 더 약하기 때문이죠)








세번째 메뉴는 까오쏘이! 
비쥬얼 크...b

라오스에서 유명한 국수들이 꽤 있는데 까오삐약이랑 까오쏘이 중에 우리는 까오쏘이로 시켰다. 
양념된 고기가 올라가있고 야채들을 잔뜩 넣어서 먹으면 완전 맛있다. 
약간 해장국느낌? 둘이서 이거 어디서 먹어본 맛이라면서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한국사람 입맛에 굉장히 잘맞을 맛.









야채를 좋아하는 우리는 주신 허브 종류를 다 때려넣고 줄기콩도 마구마구 넣은뒤 라임을 다 넣었다. 
동남아는 라임이 덜 시고 더 달고 씨도 별로 없고.








크으..얘네 라임나무 하나 사오고 싶다.
 
아주머니한테 사온 다른 음식 같이 먹어도 되냐고 물어본다음 고기랑 쏨땀을 펼쳐놓고 둘이서 신나게 먹었다. 
생선은.. 결국 남겨 버렸고 돼지갈비는 딱 돼지갈비 맛이었다.







돼지갈비 = 맛있음.. 따흑.. 

오늘의 베스트는 쏨땀이었다. 와 미국에서 먹던 맛이랑 완전달라. 
재료가 달라서 그런가 아줌마의 비법이 있는걸까 입에 챡챡 감긴다. 
아무래도 피쉬소스 비스무리한게 들어가서 그런걸 싫어하는 사람은 입에 안맞을 수도 있는데
굉장히 감칠맛있으면서도 상큼하고 중간중간 씹히는 땅콩이 완전 꼬소했다. 후.. 쏨땀.. 
둘이서 신나게 먹고 배가 부르자 슬슬 지친 몸이 다시 쳐지기 시작했다. 돌아가서 쉬어야겠다.

- 너 빨리 생선 다 먹어. 치우고 가게
- 안먹어.
- 담부터 말 들어라.

끝까지 생선으로 잔소리를 했더니 제대로 삐졌길래 달래줄겸 디저트를 사서 호텔로 돌아가자고 했다. 
너가 원하는 디저트를 사주겠다 (경비는 둘이 반씩 모았는데 돈관리를 내가 하니 내돈같음),
라면서 달래면서 걷다가 방송에 봤던 코코넛빵이 나왔다. 







이거 사가자! 코코넛반죽을 겹쳐서 동글동글하게 만들어주는데 5개에 5천낍이었다!
1달러가 8,000낍 정도이니까 환전 수수료 때도 1달러!
코코넛을 좋아하고 느끼한걸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환장할 맛이다. 
나는 둘다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신나서 먹었다. 샌드위치보다 이게 더 맛있어!

과일이 먹고 싶다고 하는 동생을 위해 망고도 한팩 사서 호텔로 돌아갔다.
미리 잘라져 있는 팩에는 여러 종류가 섞인 것도 있고 망고만 있는 것도 있는데 우리는 망고만 만낍에 사왔다.







동생은 이날 흥정과 애교와 질척거림의 환상적인 시너지 끝에 산 코끼리 은발찌 (철컹철컹..)에 매우 행복해했고
우리 둘은 오늘하루 투닥거려 꽁했던 마음을 코코넛빵과 함께 흘려보내기로 했다.
역시 맛있는걸 먹으면 안되던것도 다 풀려.

너무 피곤해서 망고는 내일 아침에 먹기로 하고 
내일은 새벽에 탁발을 봐야했기 때문에 그만 쉬기로 하고 둘다 뻗었다.
엄청 길었던 하루가 끝이났다.





Expense list

- 긴바지 2개 4만5천 낍 
- 망고 한팩 1만낍
- 반바지 2개 2만낍
- 코코넛 빵 5천낍
- 팟타이(같은 국수) 5천낍
- 저녁 total 8만낍 (쏨땀, 바베큐, 생선, 국수, 라임/오렌지 쥬스)
- 랩스커트 2개 5만5천낍
- 마트에서 패트병 물 6천낍
-은발찌 (동생 개인돈 털어사서 모름)


Note

- 루앙프라방은 정말 조용하고 차분하다. 평화롭다는 단어가 너무 잘어울리는 곳.
- 흥정은 기본 50% 밑으로 치고 들어간다.
- 디자인은 다 똑같음 너무 지를 필요 없다.

 


덧글

  • 2018/05/09 11:0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5/15 14:4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알렉세이 2018/05/08 20:00 #

    물 가격 세네요.ㅎㄷ
  • 요엘 2018/05/15 14:46 #

    물, 샴푸 이런게 값이 장난 없더라구요!! 부르는게 값이라 그런가
  • 2018/05/19 19:0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5/23 07:2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5/25 21:3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5/26 18:5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5/30 13:4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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