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여행#11. 루앙프라방 유토피아, 헤어컷 Travel




모닝마켓에서 국수로 배를 채우고
방비엥으로 떠나는 밴 픽업시간까지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우리가 지냈던 호텔(아닌 호텔) 뒤쪽에 강이 있길래 산책도 할겸 걸어갔다. 
바다색은 아니었지만 나름 분위기 있는 강. 
반대쪽으로 건너가기 위해 배를 타야되나보다. 









배를 운전하시던 분이 우리보고 계속 손짓을 했다. 컴컴. 보트 한번 타봐.
무서워서 싫어용 (..) 
가다가 뒤집힐까 싶어서 안탔다. 물론 돈을 내라고 할까봐 무서운것도 있었지만.








강을 따라서 한참을 걸으면서 구경하다 타죽을거 같아서 슬슬 유토피아로 걸어갔다. 
구글맵으로 봤을때는 별로 안멀었는데 타는 햇빛에 걸어가려니 엄청 멀게만 느껴졌다.








시내 비스므리한 곳을 지나가는데 미용실이 보였다.

동생: 머리 좀 다듬어야되는데 여기서 자를까.
나: 오! 좋은생각이야, 너 머리 너무 길어. 조금 징그러워.
동생: .. 동생한테 징그럽다그래야되냐?
나: 응 징그러. 자르자.
동생: 망하면 어떡하지?
나: 뭐 망하는거지.. (내 머리아님)
동생: let me think.
 
미국 미용실은 엄청 비싼데 팁도줘야되고 스타일은 보장이 안된다.
아 물론 돈을 어마어마하게 내면 성공적이지만.
(친구가 수퍼컷에서 파마했다가 정말 쇼트컷으로 잘라버려야 했던 슬픈 일이 있었다) 
그런 미국대신 동생은 물가라도 싼 동남아에서 미용실을 가야지,라고 생각했었나보다. 
머리가 엄청 길어서 조금 징그러울 정도라 꼭 자르기를 바랬다. 









우선 잠시 생각해보기로 하고 원래 가기로 했던 유토피아로 계속 걸어갔다. 뜨거워. 헉헉. 
유토피아는 루앙프라방에서 매우 핫한 식당, 카페, 바? 가 섞인 곳인데 강이 보이는 오픈 테라스가 있다. 
테라스? 발코니? 밖에 있는 자리? 뭐라고 하는게 맞는건지 모르겠다.
그냥 벽없는 tree house이다. 나무 판위에 러그깔고 눕는 곳. 그치만 경치가 정말 끝내줬다. 
한참을 걸어가다보니 유토피아 사인이 보였다. 야호. 제대로 오긴 왔구나. 









처음에 들어가면 그냥 평범한 식당같은데 안쪽으로 들어가면 테라스가 나온다. 
매우 불안해 보이는 나무 테라스. 물론 나만 그렇게 느낀 걸 수도 있지만 솔직히 살짝 위험해보였다. 








떨어지면 바로 죽지는 않아도 어디 하나 날라갈것 같은디 (...)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건가, 라는 걱정을 하고 있는데








쟤는 겁도 없는지 끝에 걸터앉아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처음에는 음료랑 간식만 먹을까해서 홈메이드 레모네이드랑 과일스무디를 시켰다. 
레모네이드 맛있었다. 

누워서 조금 쉬면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아 드디어 우리가 원했던 동남아 여행의 그림이 나오는 듯해. 
별다른 신경안쓰고 그냥 여유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밑에 보이는 강에서 애들이 놀고있었다. 
물고기를 잡는 애들도 있고 바위에서 뛰어내리는 애들도 있고
우리는 음료수를 먹으면서 풍경을 보고 사진을 찍었다. 







소파/라쿠라쿠가 매우 더럽다는 리뷰를 봤었는데 우리가 갔을때는 그닥 심하지 않았다.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조금 거슬릴수도 있겠다,싶은 정도. 타이밍 맞춰서 세탁을 했나?
아침 탁발때문에 새벽에 일어난데다가 술술 부는 선풍기 바람을 맞으면서 누워있었더니 노곤노곤해졌다. 
아이고 좋다. 제대로 된 휴식시간이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점심때가 되서 그냥 여기서 밥까지 해결하기로 했다. 
메뉴를 받아서 이것저것 시켰다. 
가격대가 조금 있긴하지만 그래도 매우 착한 가격이다. 
미국이었다면 어마어마하게 깨졌겠지.







동생이 꼭 먹자고 한 스프링롤. 
나는 얘가 스프링롤을 이렇게 좋아하는지 몰랐다. 






치킨+야채 카레인줄 알았는데 볶음. 무난무난했다. 






unofficial한 라오스 전통음식이라고 해서 시켜본 랍 (larb). 
처음 들어본 음식이었는데 느무느무 맛있었다. 
매력이 넘치는 맛. 





허 뭐야 경치 버프로 음식은 하나도 맛없고 비쌀줄 알았는데
이거 맛있잖아.. !! 






맛있는건 고퀄로 두장..
민트, 숙주, 양파, 고기 등이 있고 뭔가 향신료 향이 나는데 맛있었다. 
찹쌀밥이랑 먹는데 진짜 매력넘침. 와핳..
드레싱도 없는 저 생 양배추까지 같이 먹으니까 맛있었다. 아작아작. 

동생: 이거 왠지 집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아
나: 진짜. 뭔가 익숙해. 베트남 마켓에서 향신료 사오면 할 수 있을듯. 

찹쌀밥도 쫀득쫀득한게 입에 잘 맞았다. 
푹 퍼진 밥을 좋아하는 사람은 안좋아할수도 있지만 랍이랑 특히 잘 어울렸다.
둘이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배가 부르니 또 잠이 와. 끙. 날씨도 너무 좋고 하늘도 예쁘네. 
아직 시간이 널널해서 다시 자리를 잡고 누웠다. 
우리가 들어왔을 때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밥을 먹고 나니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테라스쪽에는 거의 자리가 없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레스토랑 안쪽에만 있으면 너무 아쉬울듯. 
아침에 조금 일찍 오면 사람도 별로 없어서 더 좋을 것 같다. 
루앙프라방에 다시 오게 된다면 또 와야지. 

누워서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서 동생이랑 노래를 흥얼흥얼 거리며 사진정리를 했다. 
구름도 흘러가고 시간도 흘러가고 여기서 하루 더 있고 싶은데 
잡아놓은 밴이 있으니 방비엥으로 넘어가야겠지. 

나: 너 머리 자를꺼야? 자를꺼면 지금 가야될듯. 
동생: 그래 가자! 

즐거운 시간을 보낸 유토피아에서 나와 미용실을 찾아가려고 하는데
식당 문앞에 star fruit이 잔뜩 떨어져 있는게 보였다. 
밑에 과일이 굴러다닌다는 말은 나무가 있다는 거지. 위를 봤더니 과일이 주렁주렁. 

동생이랑 과연 저걸 따먹을까, 안따먹으니까 떨어져서 굴러다니는거겠지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 타이밍에 식당안으로 들어가시려던 아저씨가 갑자기 와서 막 손짓으로 과일을 가르키셨다. 
네? Sorry?하는데 영어를 못하시나 했더니 말을 못하시는 분 같았다. 
과일을 보면서 먹을래? 라는 수화(이려나)를 보내시길래 동생이 Yes! 하면서 끄덕끄덕했더니 
어디서 긴 막대를 갖고와 나무를 후드려치시기 시작했다. 

과일은 안떨어지고 (..) 너무 힘들어하셔서 그만하셔도 괜찮다고 감사하다는 제스쳐를 하는데
아저씨가 단호하게 기다리라는 손모양을 하시더니 식당에서 일하던 남자 직원을 대리고 나와 막대를 건내셨다. 




아니..저기.. 잇츠오케이..
(뭔가 일이 커지고있어..)




아저씨: (과일, 내려쳐) 
직원: ????  퍽퍽

뭔일인지도 모르고 막대를 받은 직원은 열심히 과일을 치기시작했고
결국 star fruit 두개가 후두둑 떨어졌다.
 
아저씨: (엄청 뿌듯해보이셨다)
직원: 디스.. 스타 푸룻! 냠냠, 굳!

동생/나: 땡큐!!!







아저씨는 툭툭 털어서 까먹으라는 신호를 보내셨고
우리는 너무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은데 어떻게 전해야 좋을지 몰라서
땡큐를 외치며 엄지손가락을 딱 올려서 굳 b 을 전하며 싱긋싱긋 웃었다.
아저씨는 쿨하게 가게 안으로 들어가셨는데 이분이 손님인지 사장님인지 아직도 모르겟다.

살짝 덜익어 시큼새콤한 스타푸룻을 먹으면서 미용실로 걸어갔다.
대충 이쯤에서 봤는데 하면서 가다보니 나왔다.
두둥. 자 이제 운명의 시간인가.






동생의 헤어를 책임져줄 Jimmy Beauty Salon이었다.
지금보니까 비자 카드 사인이 있네...!


본인의 머리털과 나머지 3주동안의 사진의 운명이 걸려있는 동생은 분명 긴장했을테지만
덩달아 망할경우 동생의 찡찡댐을 받아야하는 나까지 긴장해서 문을 드르륵 열었다. 
여기서 구글리뷰를 찾아 커팅스킬을 확인할 것도 아니고 이거는 정말 복불복이여!

안에는 아주머니 손님 한분이 앉아계셨고 젊은 직원분께서 현지 말로 뭐라뭐라고 하셨는데
우리는 못알아듣는 얼굴과 손짓을 하며 커트, 커트를 반복했다. 
손으로 가위모양 만들어서 동생 머리를 잡고 커트커트 .. 

직원분이 기다리라고 하더니 가게 안쪽에서 원장샘처럼 보이는 분을 대리고 나왔다. 
영어를 조금 하셨는데 샴푸나 트리트먼트는 안할거냐고 물어보셔서 그냥 커트만 하기로 했다. 







의자에 앉으렴


동생 짐을 들고 뒤쪽에 앉았는데 거울로 보이는 애 얼굴이 긴장감 150%였다. 
그와중에 천장쪽에 보이는 자격증은 태국에서 받으신 한국미용학교 자격증이었다. 
원월드다 원월드. 


어느정도 자르건지 길이를 확인 한다음에 찰칵찰칵 자르기 시작하셨다. 
음 나름 괜찮은데?! 걱정 할 필요 없을것 같다고 동생을 안심시키면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거의 끝나갈 때즘 동생이 머리숱을 좀 치고 싶다고, 어떻게 물어봐야되지 하면서 앞/옆머리를 잡고
가위질을 하는 시늉을 했더니 원장샘께서 레이어를 넣으셨다. 
거울을 통해 본 동생의 눈에 초점이 사라졌다.



이..이게 아닌데


동공지진이라는게 이런거구나. 
나혼자 웃겨서 뒤에서 자지러졌다. 
쟤 얼굴봐. 

레이어가 아니고 숱.. 숱 거리는 동생을 도와주기 위해
급하게 카트로 가서 숱치는 가위를 보여드렸더니 아하, 웃으시면서 전체적으로 숱을 쳐주셨다. 
아 물론 반대쪽 앞/옆머리 레이어도 마무리했다. 한쪽만 할 수는 없으니.. 







좀 많이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매우 성공적이었다.
밑에 상한것도 싹 잘라내서 머릿결도 훨씬 좋아보였다.  
엄청난 스타일을 하는게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잘 다듬어주신듯.
너무 예뻐요 감사해요! 땡큐땡큐 했더니 원장샘이랑 직원분도 같이 웃어주셔서 기분좋게 나올 수 있었다. 

이날 사먹은 물 가격까지 적어놨는데 신기하기 커트비용만 안적어놨네. 
그치만 엄청나게 착한 가격이었다!








여유로웠던 아침, 점심을 뒤로 하고 
천천히 걸어 루앙프라망 메인 시내쪽으로 돌아갔다. 

 



덧글

  • 2018/06/08 12:2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6/08 23: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알렉세이 2018/06/08 18:56 #

    아니 저기서 한국 미용학교가?
  • 요엘 2018/06/08 23:19 #

    그니까요. 잇츠 스몰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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