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여행#22. 설사약 원정대 Travel



대충 점심을 먹고 누워있는데 하도 설사에 시달린 동생이 정말 쓰러질것 같았다. 
어째 열도 좀 오르는거 같고 탈수 증세도 좀 있는거 같고.. 
또 화장실에 간 동생을 보다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 라오스 설사약을 찾아보는데 
태국인가 캄보디아에서 로컬약을 먹은 여행객이 잘못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어머나 세상에.
아, 한국약을 찾아야겠다. 

전에 여행 준비를 하면서 몇번 봤던 한인쉼터를 찾아봤다. 
워낙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곳인데 한국 설사약이 있지 않을까? 
검색검색을해서 설사약이나 지사제라고 하는 약을 찾으면 된다는걸 알게되었다. 









잠깐 속이 괜찮아졌다고 해서 지나오다 봤던 큰 사원에 가보기로 했다.
입장료가 있지만 그래도 나름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사원 좋아하는 동생이 가자고 했다. 








아이고 더운거. 이쁜데 너무 덥다. 









안에 들어가려면 다리를 가려야해서 빌려주는 랩을 슉슉 두르고 들어갔다 나왔다. 
나오는 길에 다시 반납하면 된다. 

열심히 구경하다 둘다 배가 아파와서 화장실을 찾아 헤매다 한칸씩 차지하고 앉았다.
뭐 먹은것도 없는데 또 난리를 치기 시작하는 배를 부여잡고 설사약을 찾으러 출발했다. 
배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고..
우리는 지금 전설의 설사약을 찾으러 가는 원정대의 느낌이구나.





찾아야만 남은 일정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구글맵을 키고 작은 길들을 돌고돌아 한인쉼터에 도착했다. 
가끔 문이 닫혀있을때도 있다는데 우리가 도착했을때 때마침 오너분께서 나갔다 돌아오셨다. 
다행이야 ㅜㅜㅜ 한 10분정도 걸어온거같은데 그새 또 화장실로 달려가는 동생을 쳐다보며
혹시 우리가 살수 있는 한국 약이 있는지 여쭤봤다. 
그런거는 없는데 그냥 갖고 계시는걸 주신다며 뒤적뒤적하시더니 2알을 챙겨주셨다. 
하나를 동생한테 먹이고 나도 하나 먹었다. 이걸로 좀 괜찮아지려나.
아무래도 불안해서 조금 더 있는게 좋을 거같은데. 
본인도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행객들한테 얻어서 받아두신거라면서 페이는 안해도 된다고 하셨다.

이럴때는 한국사람들이 정, 끈끈하게 뭉치는게 감사하다. 
그런게 없었다면 여기서 운좋게 얻을 수 없거나 돌아가는 여행객들도 여기에 주지않겠지. 
세상에 많고 많은 나라 중 내가 한국이라는 나라와 인연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근처 마켓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사기로 했다. 
이것저것 보는데 한인쉼터 샌딩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같은) 한국 여행객들이 여기서 쇼핑을 하고 있었다. 
배가 또 아프다며 화장실로 뛰어가는 동생을 위해 얼굴에 철판깔고 가서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죄송한데 혹시 한국에 돌아가세요?, 남는 설사약이 있으시면 저한테 좀 파시면 안될까요? 하고. 
첫번째 커플은 없다고 했는데 두번째 여성 두분은 있다고 하셨다. 
가방을 뒤적뒤적하시더니 어디다 놨는지 모르겠는데 한인쉼터에 다시 갈거면 거기에 맡겨둔다고 해주셨다. 




당신은..Angel!!



흑흑 다행이야. 너무 감사한다고 라오스 돈이라도 드리겠다고 했는데 정말 괜찮으시다고 해주셨다.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나보다. 한국 설사약이 얼마인지도 모르면서 갑자기 약이 생겼다는 사실에 
안심이 되서 있는 라오스돈이라도 다 털어드리고 싶었다. 

스스로가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한게 방비엥은 한국인이 너무 많아서 싫어해놓고는
여기서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통해 약을 얻었다는 것. 나는 모순적인 사람인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라는 생각도. 
스스로에게 다른 사람들을 함부로 판단하려고 하지 마라, 
fixed stereotype 에서 벗어나라, 라고 말하고는 하는데 
이 짧은 시간동안 내 행동을 돌아볼 수 있는 하나의 이벤트였다. 
스스로 조금 성장한 그런 경험이었기를. 







동생은 그 새 또 화장실에 가야했고 우리는 그분들이 계산하시기를 기다리가 우리것도 계산하고
쉼터에 돌아갈때 같이 따라가서 약을 얻을 수 있었다. 







하도 화장실을 자주가서 엉덩이가 아프다는 동생을 위해 baby wipe도 사고
시커멓게 타버린 얼굴을 위해 화이트닝 효과가 있다는 비누도 샀다. 
끝까지 감사하고 아무것도 드린게 없는게 죄송해서 짐이라도 같이 들어드릴까요, 했는데
좀 부담스러우셨나보다. 죄송해요 일부러 질척거리는게 아니고 정말 감사해서 그랬어요 ㅜㅜ.







생명수같은 약을 챙겨와서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물론 약이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겠지만 플라시보 효과인가 동생이 다시 속이 괜찮단다. 
(착각이야)







아시안 음식보다는 Mediterranean 음식이 먹고 싶다길래 구글로 찾아서 갔다. 
인터넷도, 한인쉼터 오너분도 설사할때는 최대한 먹지말고 흰죽 같은거를 먹으라고 하셨는데
동생은 꼭 허머스가 먹고싶다며, 꼭 먹어야겠다면서 식당을 찾아갔다. 







음식값이 미국에서 먹는값이랑 같아서 조금 헉,했다. 
맛이 없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이동네 물가에 비해.. 음.. 
다행히 카드로 낼 수 있었다. 아니었으면 샐러드 하나먹고 끝났을 뻔. 







메인은 치킨 skewers. 양파가 거의 생양파라 너무 매웠다.
동생은 밥을 먹는 동안 2번이나 화장실에 달려갔다 (..) 
플라시보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네. 






호텔로 돌아가는데 동생이 얼음들어간 스무디 못먹으니까 그 대신 디저트로 
낮에 봤던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해서 아이스크림 샵에 왔다 (..)
물갈이하면서 하루에 화장실을 20번씩 가는데 이런걸 먹자고 하니 안낫는거 아닌가.







그냥 한스쿱씩 사서 조금씩만 먹었다. 
젤라토와 아이스크림 사이에 있던 아이스크림. 







작은 물병을 주길래 그냥 주는건가 했는데 차지가 된다고 해서 다시 내려놨다. 
아이스크림은 굳이 안먹으러 가도 되는 맛이었다.
시원했으니까 그걸로 만족하자. 






 자기가 먹고 싶던걸 먹어서 기분이 좋아진 동생. 

디저트까지 해치우고 호텔로 돌아왔다. 이제는 슬슬 짐을 챙겨야할 시간.
이번에 지낸 호텔은 엘리베이터가 없다는거 빼면 괜찮았다. 
화장실은 공용이었는데 샤워실도 그렇고 별다른 불편함은 못느꼈다.
전에 1박2일 있었다고 했는데 사실 2박3일이었다. (날짜를 착각함)







아침에는 간단한 샌드위치를 주는데 이것도 대충 먹기 좋았다.
가격대비 좋은곳이었다. 추천 :D 
찾기가 귀찮은데.. 호텔 정보 필요하시면 알려주세용..찾아볼게요.

내일 아침에는 미리 예약해둔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서 말레이시아로 넘어간다. 
드디어 길고 길었던 라오스 여행이 끝나고 다음 나라로 넘어간다. 
제발 이 감기가 떨어지고 물갈이가 끝나기를. 
짐을 대충 정리해두고 약을 하나씩 더 먹은뒤 일찍 잤다.
 





덧글

  • DreamDareDo 2018/07/17 11:57 #

    아휴... 설사약 원정대라니. 고생 많이 하셨어요 ㅠㅠ 그럴 때 찾아오는 온정의 손길이 있어서 다행이었네요.
  • 요엘 2018/07/20 13:19 #

    온정의 손길! 제가 찾던 단어가 여기있었네요. 딱 맞는 말이었어요 ㅠㅠㅠ 정말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뒤에 얼마나 고생했을지 상상도 하기싫네요ㅎㅎ
  • 2018/07/17 13:1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7/20 13:2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알렉세이 2018/07/18 08:41 #

    아이고... 속이 좋지 않으면 정말 고생이지요...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 요엘 2018/07/20 13:21 #

    정말 배탈이 이렇게 무서운거일줄은 몰랐어요. 물갈이 약은 무조건 챙겨다녀야겟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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